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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 시장의 변화

LP에서 NFT까지: 음악 산업 수익 구조와 유통 방식의 격변

by 낭만의 베짱이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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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에서 NFT까지: 음악 산업 수익 구조와 유통 방식의 격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레코드판과 카세트테이프에서 CD, MP3를 거쳐 스트리밍으로 진화하는 동안, 그 이면의 산업 구조 또한 격렬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스트리밍 플랫폼의 지배력 강화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음악이 창작되고, 유통되며,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과정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습니다.

1. 소유에서 접속으로: 스트리밍 시대의 명과 암

과거 음악 산업의 핵심 수익원은 앨범이라는 ‘실물 음반’ 판매였습니다. 팬들은 음반을 ‘소유’하며 음악을 소비했고, 수익은 제작사, 유통사, 소매상을 거쳐 아티스트에게 배분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음악 산업은 스트리밍이라는 ‘접속권’ 비즈니스가 완벽한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멜론과 같은 플랫폼은 월정액만 내면 수천만 곡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함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는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해결하고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수익 분배 구조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가 낸 구독료 중 약 35%는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가고, 나머지 65%를 두고 음반 제작사, 작사·작곡가(저작권자), 가수·연주자(실연자)가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 갖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곡이 스트리밍될 때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매우 미미하여, 최상위권 아티스트를 제외하고는 음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2. ‘챌린지’가 차트를 지배하다: 숏폼 플랫폼의 부상

음악의 발견과 유통 방식 역시 크게 변화했습니다. 과거에는 라디오와 TV 방송이 히트곡의 산실이었지만, 이제 그 역할은 틱톡(TikTok),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와 같은 숏폼 플랫폼이 넘겨받았습니다. 15초에서 1분 남짓의 짧은 영상에 삽입된 배경음악이 ‘챌린지’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 신화를 쓰거나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사례가 비일비재해졌습니다.

이는 아티스트와 기획사에게 새로운 홍보의 기회를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바이럴’에 최적화된, 짧고 중독성 강한 후렴구 중심의 음악 제작 경향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제 숏폼 플랫폼은 단순한 홍보 채널을 넘어, 음악의 트렌드와 흥행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유통 채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3.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앤다: Web3와 NFT의 등장

스트리밍 시대의 낮은 수익률과 불투명한 정산 구조에 대한 대안으로 Web3, 즉 블록체인과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 아티스트와 팬의 직접 거래: 아티스트는 자신의 음원이나 앨범을 NFT 형태로 발행하여 팬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과 유통사가 가져가던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아티스트가 확보할 수 있습니다.
  • 투명한 저작권료 분배: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기술을 활용하면, 음원이 사용될 때마다 발생한 수익이 작곡가, 프로듀서, 연주자 등 기여한 모든 사람에게 사전에 설정된 비율로 즉시 자동 분배됩니다. 또한, NFT가 팬들 사이에서 재판매될 때마다 원작자에게 일정 비율의 로열티가 지급되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 팬, 소비자에서 투자자로: 팬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음원의 저작권 일부를 NFT 형태로 구매하고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팬들이 아티스트의 성공에 함께하는 ‘투자자’이자 ‘동반자’가 되는 새로운 팬덤 모델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음악 산업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어떤 산업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구축한 현재의 질서 속에서, 숏폼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으며, NFT와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의 권력 이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아티스트와 팬이 상생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어떻게 구축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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